7번째 맥북 - Macbook Pro Touch Bar 15" Space Gray (MR942KH/A)
4년 전 맥북 에어부터 시작해 맥북 프로 레티나 13인치와 12인치 맥북을 거쳐 터치바 모델 디자인에 반해 2018년 1월 구입 5개월 된 2016 맥북 프로 터치바 13인치를 최근까지 사용했었다. 일단 내가 맥북을 사용하는 주 용도로는 파이널컷 프로로 5분 내외의 1080p 60p 영상 제작의 비중이 가장 크고 다음은 로직 프로 X로 가끔 음악 작업을 하고 나머지는 웹서핑과 영상을 보는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아! 종종 포토샵CC와 일러스트CC로 그래픽 작업도 한다.
4K 영상을 여러 개의 레이어로 작업하는 것도 아니고, 결과물 역시 4K로 익스포트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로직을 사용할 때도 정말 끽해야 20트랙 정도 쌓아두고 작업을 한다. 이런 용도로만 보면 사실 그동안의 맥북으로도 별 무리 없이 작업할 수 있었는데, 조금 더 쾌적한 환경에서 작업한다면 작업 결과물의 퀄리티도 동시에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높은 사양의 맥북을 구입하기 위한 자기 합리화의 이유를 조금씩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사실 2017 맥북 프로 터치바 모델이 출시된 이후에 2016 맥북 프로 터치바 13인치를 구입했기 때문에 썩 개운하진 않았다. 그리고 2016 맥북 프로 터치바는 새로운 맥북 라인업의 1세대 모델이기도 했고, 동시에 키보드 이슈와 버터플라이 1세대 키보드가 탑재되었기 때문에 다른 기기들에 비해 비교적 정이 많이 가진 않았다.
애초에 계획은 2016 맥북 프로 터치바 13인치를 판매하고 2017 맥북 프로 터치바 15인치 고급형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었다. 그리고 업그레이드할 때가 와서 시세 검색과 매물을 보니 내가 원하는 상태의 제품과 2018 맥북 프로 터치바 15인치 고급형 미개봉의 가격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약 이틀간의 깊은 고심 끝에 2018 맥북 프로 터치바 15인치 고급형으로 구입하게되었다. 혹시 만약 2017 맥북 프로 터치바 15인치 고급형을 구입했더라면 지난 1년 동안 2016 맥북 프로 터치바 13인치를 사용할 때와 같이 조금은 찜찜했을지도 모른다.
여튼 그렇게 구입한 2018 맥북 프로 터치바 15인치 고급형 스페이스 그레이!
일단 2018 맥북 프로 터치바 모델의 특징은 3세대 버터 플라이 키보드와 T2 칩, True Tone 디스플레이, 8세대 인텔 프로세서 정도로 볼 수 있다. 이런 특징 중에서 가장 체감이 오는 부분은 키보드와 True Tone 디스플레이 정도인데, 성능적인 부분은 워낙에 수직 업그레이드라 현재 내가 느끼는 어마어마한 성능 차이는 당연할 수밖에 없다. 간단하게 성능 차이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모든 응용프로그램 실행 시간이 50% 이상 빨라져 기다림의 시간이 거의 없다는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Macbook Pro Touch Bar 15" Space Gray (MR942KH/A) Unboxing]
색상 얘기를 잠깐 해보자면, 예전 흰둥이 맥북을 제외하면 맥북의 시그니처 컬러는 실버 색상이었다. 어릴 적 알루미늄 유니바디 실버 색상의 맥북은 언제나 한 번쯤은 써보고 싶은 그런 기기였지만, 금액과 OS에서 주는 높은 진입 장벽 때문에 그냥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그런 기기였다. 12인치 맥북을 시작으로 2016 맥북 프로 터치바 모델부터 다양한 색상을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맥북 프로 라인업엔 실버와 스페이스 그레이가 있고, 평소 애플의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을 너무너무 좋아했던지라 실버는 애초에 쳐다보지도 않았다. 만약 실버 색상에도 관심이 있었다면, 2017 맥북 프로 터치바 15인치 고급형 모델을 구입했을지도...
2018 맥북 프로 터치바 15인치 고급형 모델은 현재 애플스토어에서 349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349만 원짜리 노트북의 구성품을 보면, 87W USB-PD 충전기와 USB-C to USB-C 케이블, 그리고 설명서가 땡이다. 사실 노트북이기 때문에 딱히 기대할만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뭔가 조촐한 느낌?
이렇게만 보면 이 맥북이 2016인지, 2017인지 현재 판매중인 신제품인지 전혀 알수가 없다.
12인치, 13인치 맥북만 쓰다 처음으로 15인치를 구입했는데, 일단 엄청나게 광활한 느낌이다. 가장 먼저 키보드 양옆의 큰 스피커가 눈에 들어왔는데, 2016 맥북 프로 터치바 13인치의 스피커 성능에 깜짝 놀랐었는데, 더 커진 만큼 기대감이 크다.
3세대 버터 플라이 키보드
일단 2016 맥북 프로 터치바에 탑재된 1세대 버터 플라이 키보드만 사용해봤고, 2세대 버터 플라이 키보드는 사용해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1세대와 3세대 키보드의 차이를 확 느낄 수 있었는데, 1세대는 "틱틱", 3세대는 "툭툭"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키캡 사이에 얇은 실리콘이 추가되어 소음을 줄이고 타건감 향상이 되었다고 했는데, 솔직히 1세대 버터 플라이 키보드도 크게 불만 없이 사용했었기 때문에 3세대 버터 플라이 키보드가 아주 마음에 든다.
여담이지만 버터 플라이 키보드는 호불호가 굉장히 심하다.
2016 맥북 프로 터치바부터 커진 트랙패드
13인치 모델에서 처음 트랙패드를 봤을 때 과하게 커 보였고 사용하면서 오작동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1년 동안 써보니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 15인치 모델에선 양옆에 조금 더 공간이 있어서 비교적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Touch ID feat.T2
이제 아이폰에선 볼 수 없지만, 맥북으로 옮겨 아주 제대로 된 역할을 해주고 있다.
T2 칩이 탑재되어 보안이 강화되었다고 하는데, 자세한 내용은 좀 어려워서…. 여튼 보안뿐 아니라 전체적인 퍼포먼스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근데 이 부분을 체감할 수 없는 게 2016 터치바 13인치 기본형에서 2018 터치바 15인치 고급형으로의 수직 상승 업그레이드이기 때문에 자세히 느끼긴 어려웠다.
영상 편집이 맥북 사용의 주 용도가 되면서 화면 크기가 좀 아쉬웠는데, 15인치로는 아주 만족스러운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급형을 선택한 이유는 전체적인 스펙도 있지만, 512GB의 SSD 때문에 고급형을 선택했다.
아주 간혹 필요한 윈도우 때문에 최소 파티션 용량으로 부트캠프 윈도우10도 설치하고 로직 프로 X 기본 악기들도 전부 설치해도 여유 용량이 있어서 마음이 상당히 편하다.
터치바 역시 호불호가 있지만, 1년 정도 사용해보고 또 BTT로 커스텀 셋팅을 해놓으니 터치바만의 매력도 있고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다.
정확히 1주일 전에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일단 가장 먼저 해본 테스트는 소니 A7M3로 4K 영상을 촬영하고 파이널컷 프로로 4K 편집과 출력을 해봤다. 일단 2016 맥북 프로 터치바 13인치 기본형에서 FHD 영상을 편집할 때보다 더 원활한 편집이 가능했고, 인코딩과 익스포트 시간도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그 밖에 포토샵이나 로직을 실행할 때도 로딩 속도가 엄청 줄어들어 전체적으로 아주 쾌적해졌고, 덤으로 15인치의 화면 크기도 상당히 큰 만족감을 준다. 휴대가 불편하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노트북 자체가 어느 정도 크기와 무게가 있기 때문에 13인치든 15인치든 큰 차이가 없다.
거의 매년 맥북을 새 모델로 바꿔왔는데, 다음 맥북은 디자인이나 다른 부분들이 풀체인지가 될 때까지 오래오래 아껴서 사용할 예정이다.